단 상

담쟁이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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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담쟁이

사진가: 노상권 * http://sajinanolja.com

등록일: 2011-11-11 12:20
조회수: 1027 / 추천수: 347

DSC_8672.jpg (375.6 KB)

NIKON CORPORATION | NIKON D3X | 2011-10-29 08:48:01
Aperture Priority | Multi-Segment | Auto WB | 1/125s | F3.2 | -0.33 EV | ISO-100 | 50.00mm | 35mm equiv 50mm | Not F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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