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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한민국 시작은 1919년? 1948년?…혼란 자초한 교육부
이름: 노상권 * http://sajinanolja.com


등록일: 2017-02-01 07:28
조회수: 1030 / 추천수: 380


대한민국 시작은 1919년? 1948년?…혼란 자초한 교육부
◇ 검정 역사교과서 ‘1948년 정부수립’ 기재 허용

교육부가 31일 공개한 국정교과서 최종본과 검정도서 집필기준에 따르면 국정교과서와 달리 검정 역사교과서에선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보완해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검정 교과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간 역사학계에선 ‘1948년 대한민국 수립’에 대해 뉴라이트가 주장해 온 ‘건국 사관’을 반영한 기술이라며 비판해 왔다.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에 이미 대한민국이 건국됐기 때문에 1948년은 ‘정부 수립’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만약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할 경우 친일세력이 건국 유공자로 둔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교육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에 ‘대한민국 출범에 대해 대한민국 수립,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으로 표현하는 다양한 견해가 있음에 유의한다’고 명시했다. 두 가지 표현을 모두 쓸 수 있게 허용한 것이다.  

다만 이날 공개한 국정교과서 최종본에선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이란 표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교육부 스스로 논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새 역사교과서의 토대가 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이나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에서도 ‘대한민국 수립’은 유지된다.

◇ 대한민국 수립 VS 정부 수립···혼란 자초한 교육부

현재 교육부 계획대로라면 2018년부터는 학교가 국정·검정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국정이나 검정 모두 같은 ‘2015 교육과정’을 토대로 제작되는 교과서다. 하지만 1년 후 제작될 검정교과서에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란 표현이 허용되면서 학생들의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어떤 교과서로 배우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시작을 1919년 임시정부 설립시점으로 보는 견해와 1948년으로 보는 견해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역사학계에선 교육부가 뉴라이트계열의 ‘건국 사관’을 심기 위해 같은 교육과정 내에서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모두 허용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대한민국 수립이란 표현이 허용될 경우 1948년 정부 수립과정에 참여한 친일세력이 건국유공자로 신분 세탁할 수 있게 된다”며 “교육부가 국정농단 사태로 국정교과서가 코너에 몰리자 건국절 사관이라도 살려보려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정 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 이후 ‘미화 논란’을 빚었던 박정희 정권 관련 기술은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현장검토본 분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관련 기술 내용도 거의 수정하지 않은 것이다. 국정교과서는 ‘굴욕적’이란 평가를 받는 1964년 한일회담을 ‘경제개발을 위한 한일 국교 정상화’로 소개하는 등 박정희 정권의 과오를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장검토본에서 빈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친일파의 반민족 행위 기술은 강화했다. 기존 고교 한국사 현장검토본 229쪽에선 ‘친일 반민족 행위는 크게 보면 매국행위, 항일운동 탄압 행위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만 기술돼 있었다. 최종본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친일행위인지를 명시한 게 특징이다. 예컨대 매국행위는 을사오적 등을, 항일운동 탄압은 밀정, 경찰 등으로 활동한 행위를 사례로 제시했다.  

◇ 국정교과서 현장 적용 선 넘어 산

교육부는 이날 공개한 국정교과서 최종본의 현장 적용을 원하는 학교를 다음달 15일까지 연구학교로 지정한다. 연구학교는 교육과정이나 교과용도서 등을 검증할 목적으로 교육청이 교육부의 요청을 받아 지정하는 학교다. 하지만 서울·경기 등 전국 10여명의 교육감이 연구학교 지정을 반대하고 있어 교육부와의 마찰이 불가피하다.  

야당이 추진 중인 ‘역사교과용 도서 다양성 보장에 대한 특별법’(국정교과서 금지법)도 변수다. 앞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법을 의결했다. 역사 교과서 국정 발행을 금지하는 이 법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현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은 전면 백지화 된다. 이 차관은 “내년부터는 국·검정 혼용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다양성이 확보된다는 점을 감안해 (국회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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