Ⅸ - 광선의 응용/역광과 사광
광원을 촬영자의 뒤쪽에 두면 거의 틀림없이 선명하고 세부가 분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피사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을 화면에 표현하려면 좀더 효과적으로 빛을 사용하도록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
역광은 언제나 형태를 강조해 준다.
태양을 등에 진 불투명한 대상은 언제나 새카맣게 찍히게 된다. 그러나 만약 피사체로부터 다소라도 빛이 새어나오게 되면
그 효과는 크게 달라진다. 빛이 투과하는 피사체일 경우, 역광은 대체적으로 색의 선명함을 강조하고 감추어진 내부구조를
아름답게 부각시킨다. 예를 들어 나무사진에서는 역광을 받고있는 잎의 색상이 선명하게 빛나고, 잎이 자아내는 그림자 패턴은
뒤얽힌 나뭇가지의 조형미를 한껏 담아낸다. 강한 역광을 받은 상태로 촬영할 때는 밝은 하이라이트 부분과 어두운 섀도우 부분의
명암 차를 계산하여 노출을 측정해야 한다. 이때 만약 섀도우 부분의 디테일을 선명하게 찍고자 한다면 가장 중요한 부분에
다가가 그 부위를 측광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밝은 태양빛 아래에서 촬영하면 콘트라스트가 매우 강해지므로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대를
잘 선택한다면 맑은 날은 다시없는 촬영 기회일 수도 있다.
늦은 오전이나 오후, 또는 초저녁 시간에는 태양이 비스듬한 광선을던지므로 머리 바로 위, 혹은 정면에서 비추는
광선에서는 볼 수 없는 대상의 질감이 디테일 하게 부각된다. 태양의 위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길어지는 그늘,
그러나 이 시간대의 광선은 한낮만큼 강하지 않으므로 그늘도 짙은 그늘이 아니라 약간 부드러운 윤곽을 갖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시간대의 이루어지는 빛과 그늘의 미묘한 교감은 입체감이나 깊이를 표현할 목적으로 즐겨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조명 효과에서는 어떤 피사체라도 드라마틱하고 분위기 있는 사진으로 표현된다.
낮은 태양빛을 정면으로 받는 인물을 옆에서 찍으면 피사체는 금빛으로 테두리를 쓴 따뜻하고 아름다운 인물상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 풍광들이 태양의 위치에 따라 색채, 형태,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있는 모습을 관찰해보면
어떠한 조명 상태가 효과적인지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 시간 후에 같은 장소에 다시 가보면 놀랄 만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태양의 움직임을 기다릴 수는 없다. 아니 어쩌면 기다려야만 되는 지도 모른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또한 카메라의 위치를 이동한다던가 아니면 같은 피사체라도 빛의 방향을 바꾸면
느낌이 전혀 다른 두 장의 사진이 된다.
강한 태양빛 아래에서 촬영할 때는 유의해야 할 점이 많다.
예를 들어 아무리 노출을 잘 판독했다 할지라도 아주 밝은 하이라이트 부분과 짙은 섀도우 부분의 극단적인 명암 대비를
만들어서 사진을 볼품없게 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큰 피사체가 아니라면 빛을 조절하는 간단한 기술을 이용해 놀랄 만큼 좋은 사진으로 바꿀 수도 있다.
명암 차가 극단적일 때 피사체를 그늘로 이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물을 풍경 속에 세워놓고 촬영할 때는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상태보다는 나무 그늘에 서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때는 노출계가 밝은 태양 빛에 영향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우선 피사체에 접근해서 측광하거나, 태양과 피사체 사이에
디퓨저를 설치해 빛의 강도를 부드럽게 하는 테크닉들의 사용을 권하고 싶다.
예를 들어 꽃을 촬영할 때 트레이싱 페이퍼와 같은 반투명 종이나 얇은 천으로 빛을 차단하면 하이라이트 부분의 밝기가
안정되고 그늘도 부드러워진다. 명암 차를 좀더 완화시키려면 광량이 적은 스트로보를 발광시켜서 피사체의 섀도우 부분에
빛을 보충하는 방법이 좋을 것이다.
사진의 세계 (미첼 버즐리 지음/미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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